이제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그리고 이 변화를 법과 제도가 받쳐주어야 한다. 엔지니어링 고부가가치 영역은 사람의 몫이다. 공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산업 현장으로 진출해 빠르게 적응하고 국제적 기술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의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의사가 되고, 로스쿨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변호사로 진출하듯이 공학을 공부한 학생들이 기술전문가로 진출하도록 해야 한다.

시급히 대학의 공학인증 제도와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라 배출되는 기술사 제도를 연계하고 산업 현장에서는 기술전문가를 우대하며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또한 기술전문가들이 국내에서뿐 아니라 국제적 수준의 엔지니어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기술사 제도의 국제 통용성도 확보해야 한다. 미국의 P.E.처럼 우리나라도 기술사 제도를 중심으로 엔지니어링 기술자를 전문화해 공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기술사로 진출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기술사의 권한과 책임을 법으로 명시하여 전문성과 책임성을 부여하고자 국회 입법 발의된 기술사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공공의 안전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으로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력이 풍부하다.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들이 산업 현장에서 터득한 실무기술로 무장하고 세계를 누비며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들이 다시 한번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김용수 前 한양공대 학장·원자력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