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이번 111회 토목기술사 필기시험 합격자 현재형입니다.

아직 “쯩”을 따기 위해 면접을 남겨두어, 남 앞에 나서기 부끄러운 처지이지만,

행여나 저의 경험과 공부방법이 이제 갓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의 방향성 설정에

도움이 될까하여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1.     현장냄새 몸에 배기

2.     첫 시험의 떨림 & 중요성

3.     다시 볼 기회가 없는 수집자료

4.     교수님 말씀 Collection

5.     힘 빼고 공부하기

1.     현장냄새

지난주 전라도에 있는 건축 및 토목현장에 현장점검 출장을 다녀왔는데,

신설 군부대 설치현장으로서, 산지를 절개한 후 각종 병영 시설물을 설치하는 공사였습니다.

생각보다 대지가 넓었고 토공량도 건축현장 치고는 상당했습니다.

현장답사를 하고서, 건축직 현장소장(저보다13년선배)께서 앞으로 닥칠 여름/장마철이 걱정이라고

하셨습니다. 상당량의 토사를 영내 가적치해 놨는데 문제가 없는지, 침사지를 깊게 파긴했는데, 근처 저수지로 제 때 물을 넘겨야 보내야 하는데, 침사지에 물이 가득차 저절로 범람해 넘어가길 마냥 기다려야 하는지…등등 이런 토공 분야는 익숙하지 않으니, 토목직 직원들이 노하우를 듣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불쑥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1)    침사지와 저수지를 “싸이펀”으로 연결하라. 댐 여수로 수두차 조건 같이 적정수위 조절효과 낼 수 있고. 침사지와 저수지 사이에 장비 횡단도로가 있으므로, 하단에 D300 Steel Pipe로 싸이펀 설치하고, 현장서 본, PHC D400 두부정리 Cutting pile 안에 끼워넣으면, 중차량 다녀도 싸이펀 손상 없을 것이다. 폐기물 재활용에다가 싸이펀은 펌프와 달라 유지관리비가 없으니, 경제성 있을 것이다.

2)    기지내 가적토량이 많은데. 사면활동 우려되니. 양질의 암버럭토사를 사면외측부 위주로 쌓고, 내측에 점토질 채울 것. 사면도 최소한 백호로라도 다짐을 주고. 1일 성토 높이에 욕심내지 말고 5~6m마다 소단 줄 것. 비오기 전 사면 단부에 방수포 덮어주고. 중간중간 임시라도 비닐 깔아 종방향 측구 설치하고. 배수 구배는 좌우측으로 1%씩이라도 분리해 주는게 좋다.

3)    기지내 전체적 배수는 고지대부터 분산형으로 중간 중간 유수지(임시 저류)를 설치하면 유달시간 줄이고, 유출계수를 줄여 범람시 세굴도 줄일 수 있다.

현장소장님이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고 고마워 하셨고, 맛있는 저녁 얻어 먹었습니다.

나중에 출장 동행한 건축직 동료가 “이 친구가 이번에 기술사 합격했어요” 하는 통에 좀 멋쩍었습니다.

바로 이겁니다. 복잡한 공식과 책속의 문구가 아닌, 매일 그려보는 현장 그림.

전 이번 시험에 이 “현장냄새” 에 집중했습니다.

현장냄새에 푹 젖어들기 위해서 매일 “예상문제 댓글달기”를 하면서, 문제와 연관된 직간접 경험을 활용해 보고 상상해보며, 종이에 옮겨 쓰면서, 점차 내 것으로 만들어 갔습니다.

예1) 발주자 지시로 동절기 노상/포장 시공 → PBT시험은 ok. 해빙기 부등침하 재시공 실패사례

예2) 아스팔트 평탄성 확보, 롤러 기사 숙련도 중요성 → 내림막 브레이크 / 다짐하다 담배피면

예3) NATM 터널 반단면 발파시 막장 붕괴 징후 → 잔여하단 굴착하여 아치 조기 폐합이 효과적

예4) 교대 배면 성토시 협소구간 다짐 난이 → 백호 bucket 부를 탈부착식 다짐기 제작

예5) 해외현장 필댐 입찰시 발주자의 골재원 제공 조건 → 부패한 발주자의 타업체 허가/클레임

이렇게 만든 사례는 비교표의 하단에 한줄, 마지막장 8번 제목에 1/3페이지 정도

채점자로 하여금 조금은 다른 사례를 통해 시선을 끌고, 조금 모자란 2 page를 보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례는 미리 “대제목 댓글달기 / 혼자만의 예상문제 정리 / 실전문제 복습”을 할 때 반복해서 써보고 Modify해서 내 몸에 입혀 놓아야지, 시험 닥쳐서는 고민하다가 제대로 적지 못합니다.

2.     첫 시험의 떨림 & 중요성

첫 시험은, 보기 전에는 방향을 제대로 못잡은 상태에서 우물쭈물 이것저것 건들어 보다가 지쳐가는 학업 스트레스, 시험 당일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엄청난 압박감과 당황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이 시험이 바로 다음 공부의 이정표가 됩니다.

복기 꼭 하셔야 합니다. 내가 시험지에 내려놓고 온 대제목 정도라도 가물가물 기억이 있을 때 기록해 둔다면, 나중에 한달 후 시험 결과가 나왔을 때, 각 교시별 본인의 획득 점수와 비교 평가할 수 있는 근간이 되어, 차회 시험 합격/성적향상의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저는 전회 1교시 110점대가 나와서, “단답형”의 정의를 폭넓게 익히는 데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고, All in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200점 수준이 나왔습니다. 점수가 거의 두배 뛰었죠.

 “첫 시험” 복기를 바탕으로 한, 선택과 집중입니다.

저도 첫 시험 보고 나서. 팔아프고 머리 띵해서, 이거 다시 볼 것이 못되는구나 싶었습니다.

횟수가 거듭할수록 쓰는 팔힘도 빠지고. 답안지 질도 좋아지고. 압박감도 덜해지는 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3.     다시 볼 기회가 없는 수집자료

시험 공부를 위해 많은 자료를 외부에서 찾지 마세요. 학원 교재 (본서,용어정의)

저는 예전 사원/대리 때 근무했던 현장 실시설계보고서를 찾아보려다 포기했는데, 사실 학원의 주교재와 교수님의 일요일 특강 유인물, 학회지 2권 (최근꺼, 이마저도 시험전 교수님 발췌해주심) 정도면 시험지를 토목적 지식으로 융단폭격하기엔 충분하다고 보여집니다.

합격해 보니, 그걸로 충분했음을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포커스캠프 신청하면 나눠주는 교재와 특강 유인물 자료가 핵심과 동향이 잘 정리된 알짜배깁니다.

지금 112회 필기시험까지 남은 기간 54일, 두달 정도, 생각보다 빠른 시간입니다. 아까운 시간을 이것 저것 자료 모으는데 소모하지 마세요. 컴퓨터나 클리어파일철에 모으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머릿속에 집어넣어야 합니다. 나중에 시험이 가까워지면 본인이 나름 정리해 놓은 것도 못보고 시험장 들어갑니다.

4.     교수님 말씀 Collection

1)    넓고 너무 깊지 않게 공부한다. 거기까지만. 정독은 피하고 다독하라.

2)    여유를 가져라, 기술사 공부는 지식의 숲길을 천천히 산책하는 것, 떨어진 낙엽 줍듯 하나하나 주워가다 얻어지는 것이 자격증

3)    학습의 습관화. 매일 같은 시간에 버릇 같은 학습. 시간의 길고 짧음은 차후문제

4)    방향을 보고 뛰어야 한다. 공부는 스칼라가 아닌 벡터

5)    스트레스 관리하여야 한다. 건강관리에 유의하라 (식후 30분 산보 추천)

6)    공부가 어느 정도 되었다면 (2 cycle 기준) 이제 머리를 비워내는 공부를 하라.

7)    책에서 멀어진 얘기를 답지에 풀어낼 때, 합격이 가까워 진 것이다.

8)    많은 문제를 욕심있게 다룰려고 하지 말고, 범위를 좁혀 나올만한 문제에 집중하라

9)    사례가 없으면 사례화 하라. 책 그래프 / 남들의 경험도 내 경험화/사례화 하라.

10)  기술사에 답은 없다. 쓰레기 같은 모범 답안의 늪에 빠지지 말라.

11)  하자는 것을 다하지는 못한다. 흉내 내다보면 합격이다.

5.     힘 빼고 공부하기

저는 최우선 목표를 스트레스 관리 /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자로 잡았습니다.

사실 1 cycle 에는 어떻게 할지 헤메다가 시험장에 들어가서 망치로 한대 얻어맞고 오게 됩니다.

실질적인 공부는 “첫시험 결과”를 토대로한 2 cycle 부터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반드시 하되, 서두르지 마시고요. 아래는 제가 했던 공부 cycle time 이었습니다

1)    토요일 : 학원수업 (동영상/정규강의,오후 1시~7시), 집에서 내일 실전테스트item훑어보기

2)    일요일 : 학원수업 (특강/100분테스트, 오전 9시~오후1시), 집 근처 공립도서관에서 실전 테스트 손도 못댄 문제 풀기, 풀었던 문제는 본서보며 체크. 본인이 풀어본 실전문제만 모아보더라도 전반적인 시험문제 Pool 수준임. 시험전에 복습할 시간 모자람

3)    평일저녁 : 예상문제 댓글달기 (매일 2문제씩, 여유있으면 과거 댓글 거꾸로 찾아가며달기) 처음에는 댓글만 달기, 조금 적응된 이후에는 댓글에 분류정도/강의 때 들어뒀던 특기사항, 사례 등을 쓰고, 나중엔 쓰기연습을 위해 댓글단 내용을 답안지 종이에 옮겨적기

4)    평일주간 : 출근/퇴근/점심식사후 주변산책, 교수님 강의 동영상 녹음MP3 귀에 박히도록 듣기, 하루 약 3시간씩 꾸준히, 귀로 듣는 공부. 2주면 1cycle 강의를 들은 것임.

5)    가끔 : 놓치면 안되는 중요한 것이 생각나거나, 뭔가를 써보고 싶은 의욕이 불쑥 불쑥 생길 때, 단답형 형식의 item 정리 (BIM, Claim, 하상유지공, Piping, 모세관현상, 싸이펀..)

6)    Focus Camp (휴가신청 2~4일,여건에 따라) : 예상문제 정리 / 시간내 답지 쓰기 맹연습

7)    시험전날 : Focus camp 복습. 모식도 연습. 너무 많이 공부 않기.

시험 공부 하면,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본인 스스로의 위축감, 본인에 대한 분노와 스스로 책정한 죽기살기로의 과다한 공부량의 압박 등 많은 스트레스 받게 됩니다.

무리하지 않고 참아내는 용기와 가볍게 자주 공부하는 방법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처음에는 어려우나, 자신만의 공부방법은 반드시 생기기 마련입니다.

조급해 하지 마시고,

급할수록 여유를 가지면서, 꾸준히 자기 건강관리하면서 “가볍게 자주” 공부하면,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결과에 빨리 달려 왔음을. 합격한 자의 여유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두서없이 늘여놓다 보니. 아주 길어졌습니다. 시작하는 것이 아니었는데.

긴 넋두리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