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만 10년 이상 근무하다 보니 50이 헐씬 넘은 나이에 가까스로 기술사 필기에 합격했습니다. 만약 지난번에 합격하지 못했다면 지금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생각해 보니 일년 중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을 학원가족 여러분들이 떠 올랐습니다.
억울하고, 안타깝고, 좌절하고 있을지도 모를 분들에게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날까요? 응원을 한다고 말만 한다고 도움이 될까요?
여러 학원동문들께 힘 내는 팁을 드리는 것이 오히려 미력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 응원글 아닌 응원글을 씁니다.
저도 지난 시간을 돌아다 보면 교수님이 맨날 하시는 말씀, 그대로만 하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힘들더라구요.
강의노트 정도만 암기하고 있으면 된다고 하시는데 그게 왜 그렇게 안되는지, 답클밴 하루 한문제씩만 풀면 된다고 하는데, 일요일 실전문제에서 실전의 감을 느껴 보라는데 토요일, 일요일 강의는 월요일까지 복습을 다 하라는데
마음만 바쁘지 정작 하라는 것을 하루 이틀 미루다 보면 시간만 지나고 해 놓은 것은 없고......
기술사 시험은 지나고 보니 쓰는 시험이라는 것, 그것도 시간내에 쓰는 시험이라는 것 그리고 현장경험과 실무경험을 나름대로 정리한 시간을 가졌다는 것 그것을 제한된 시간내에 보여주는 시험이라는 것 매일 조금씩이나마 모식도를 그리고, 그래프도 그리고, 공식도 외우고 그래서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것
제대로 알지 못하면 쓸수가 없더군요. 많이 알 필요는 없지만 쓸수 있을 정도로 암기는 하고 있어야 하고 그리고 빨리 쓸 수 있도록 숙달이 되어야 하고
출제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간파하고 기본적인 것은 아주 간단하게(저 이거 알고 있거든요 수준) 기술하고 그 다음에는 내가 준비한 것을 풀어 내는 것 이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것을......
힘든 길을 가는데 길벗 만큼 좋은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스터디 그룹이라면 거창하고 허접하고, 엉성한 답안이라도 보여주고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동료가 있었기에 덜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직접 쓰지는 못해도 남들이 써 놓은 것을 보고 평을 하자면 우리 모두 김교수님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이지 않나요?
두 사람도 좋고 세사람도 좋고 맘껏 난도질을 해도 맘 상하지 않을, 맘 상하더라도 금새 회복이 되는 그런 길벗과 함께 하시길 권합니다.
이 시험은 힘들거나 외로워서는 안 될 시험인 것 같더라구요.
서로 격려하며 굳건한 믿음을 나눕시다.
이 시험은 인디안 기우제 : 시작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끝나는 것이 이 시험일진대, 그렇다 하더라도 가급적이면 빨리 끝내는 것이 좋겠지요.
동굴속을 걷는 것이 아니라 터널속을 지난다는 믿음으로 한발 한발 걸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외우면 잊어버리고 기억이 가물가물 거릴때 저는 콩나물이 크는 원리를 생각했습니다.
오늘 대제목 댓글달기를 하거나, 답안을 작성하는 것은 콩나물 시루로 물이 새는 것 처럼 학습한 내용들은 망각될지 모르지만 콩나물이 크듯이 기술사로서의 근육은 강화되고 성장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유형을 탄탄하게 훈련하시고 그것을 넘어서시길 바랍니다. 유형은 고스톱에서 비풍초똥팔삼 같은거 무엇을 해야할지 막연할때 우선 쓸 수 있는 것이지만 그것에 얽매여서는 각자의 경륜과 역량을 맘껏 펼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탄탄한 기본기와 나만의 필살기 명확한 의도를 담지 않은 글줄은 시간만 까먹고 팔만 아풀 뿐이겠죠.
정의를 명료하게 기술하고, 창의적 분류로 문제에 대한 이해를 보여 준 뒤 각자의 경험과 숙성된 고민을 펼쳐 보이면 감동하지 않을 채점자가 없을 것입니다.
딱 요기까지
교수님의 말씀을 따라 동료들과 함께 차분히 길을 가다보면 어두운 동굴속을 헤매이는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동료들이 거쳐가는 터널속을 지나고 있다는 것을 굳게 믿으며
오늘도 화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여름 폭염이 언제 그랫냐는 듯이 사라진 것 처럼 오늘의 어께눌림도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